살면서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가 분명 찾아올 수 있다.
나는 최근 며칠간 아무것도 하기 싫은 느낌이 찾아왔고, 왜 이런 마음이 생겼는지 공유하고자 글을 적는다.
사실 처음부터 아무것도 하기 싫은 느낌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그저 나는 열심히 일을 했기에, 잠시 휴식시간이라도 갖자는 마음에 묵혀두었던 웹툰을 보기 시작했을 뿐이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웹툰을 보다가 "이번 화만 보고 빨래를 해야겠다", "이번 화만 보고 공부를 시작해야겠다" 라는 마음을 가졌지만, 다음 화가 너무 궁금한 나머지 해야할 일을 미루고 계속해서 웹툰을 보았다. 그러다 보니, 나는 죄책감을 가지게 되었고 그냥 공부따위, 청소따위 하기도 싫다는 마음으로 점점 바뀌게 되었다.
죄책감을 회피 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그냥 처음부터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는 생각을 가지곤 한다. 처음부터 그런 마음을 가지고 웹툰을 본 것은 아니지만, 죄책감이 쌓이다 보니 그것을 회피하기 위해 결국 나는 마지막 카드로 합리화라는 것을 한 것이었다.
이것은 내가 살아가면서 꼭 고쳐야하는 나쁜 습관 중 하나이다. 차라리 웹툰, 유튜브 쇼츠 같은 도파민이 튀어나오는 매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명상, 운동 등과 같은 방식으로 휴식을 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이런 방식으로 아무것도 하기 싫은 적이 1-2번이 아니다. 항상 시작은 유튜브, 웹툰, SNS와 같은 빠른 시간내에 나의 재미, 자극적인 욕구를 채워주는 애들을 보기 시작하면서 아무것도 하기 싫은 쪽으로 기울었다.
웹툰, 숏 플랫폼 등은 참 인간의 욕심을 빠르게 채워주어서 너무 무섭다. AI가 인간을 대체한다는 말이 있는데, 나는 그런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이 현재 우리가 접하고 있는 SNS, 숏폼 플랫폼, 웹툰이 더 무섭다. 이것은 빠르게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어 도파민을 발생시킨다. 그렇기에 우리는 휴대폰만 있으면 강한 자극을 얻을 수 있어서 즐겁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휴대폰 속 세상에 살고 있다.
책 '채근담'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권세와 이익, 사치와 화려함을 가까이 하지 않는 사람은 깨끗하다.
하지만, 가까이 하면서도 물들지 않는 사람은 그보다 더 깨끗하다.
잔재주와 간계, 권모와 술수를 모르는 사람은 고상하다.
하지만, 알면서도 써먹지 않는 사람은 더 고상하다.
나는 이 문장들을 보면서 어떤 유혹이 있는데, 이 유혹을 아예 내 삶의 환경과 분리시켜서 유혹을 이겨내면 깨끗한 사람이고,
이 유혹들이 주변에 있는데도 유혹을 이겨내면 더 깨끗하다고 생각이 들었고 이것을 내 상황에 대입시켜보고자 했다.
유튜브 쇼츠라는 유혹이 있다. 이것을 끊어 내기 위해 그냥 유튜브 앱을 삭제를 해서 볼 수 있는 환경을 차단하면 나는 이것을 이겨낼 수 있다. 하지만 유튜브는 정말 유용한 정보를 전달해주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유튜브를 이용하는 것도 올바른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유튜브를 이용하면서 정말 필요한 정보만 쏙쏙 골라내서 단점은 무시하고 장점만 뽑아가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럴 자신이 없다. 나는 그냥 이 유혹 자체가 없어졌으면 좋겠다. 내가 유튜브 앱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주도권은 유튜브에게 넘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선택권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유튜브가 선택권을 쥐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마찬가지로, 웹툰 또한 자꾸 다음 장면을 궁금하게 해서 사람을 유혹시킨다. 웹툰 앱을 지운다면 적어도 웹툰을 보는 횟수는 줄어들 것이다.
유튜브를 지운다고 해서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모르기에, 너무 뒤처진 사람이 되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나는 그런 환경에 노출되어서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부터 유튜브를 지우고, 웹툰 앱도 지우고 생활을 할 것이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과 같은 SNS는 기존에도 하지 않았으니 괜찮다. (이것마저 했다면 나는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 지금보다 2배는 많았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벌써부터 불안한 마음이 들고, 앱을 설치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잘 할 수 있다고 믿고 실행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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